Seoul, South Korea
time : Apr 1, 2025 8:07 AM
duration : 0h 24m 56s
distance : 1.4 km
total_ascent : 21 m
highest_point : 48 m
avg_speed : 3.5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봄은 예년에 비해 느리지만 어느새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제일 먼저 봄 소식을 전해준 것은 큰봄까치꽃이다. 파란색 꽃이 제일 먼저 피었다. 그러고 나서 꽃다지가 피고 이어서 냉이꽃이 피었다. 그리고 지금 말냉이 꽃이 피고 있고 개나리는 어느새 활짝 피었다. 벚꽃이 피려고 꽃봉오리를 잔뜩 불리고 있고 내일 모레면 거리를 환하게 밝힐 것 같다.
이렇게 봄이 오는 것도 순서가 있나 보다. 양지나 음지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는 다를 수 있지만 그 순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냥 아무것도 없이 마른 땅에서 어느 순간 푸른 빛이 돌더니 풀들이 쑥쑥 자란다. 하루에 5 센티미터는 자라나는 것 같다. 그렇게 풀들이 자라나면 지난 과거의 흔적은 다 지워져 버린다.
우리의 눈은 이미 풀이 자라나 있는 그 풍경에 익숙해져 있어서, 냉이꽃이 언제 피었는지도 생각하지 않게 된다. 봄은 우리가 기다리지 않아도 말없이 찾아와 우리 곁에 앉아 있다. 빨리 보고 싶다고 아무리 보채도 봄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계절은 우리가 있으나 없으나 그저 그 속도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