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u County, Oita Prefecture, Japan
time : Mar 20, 2025 12:51 PM
duration : 2h 43m 27s
distance : 4.2 km
total_ascent : 320 m
highest_point : 1394 m
avg_speed : 1.7 km/h
user_id : chogeni
user_firstname : 세은
user_lastname : 박
작년 10월에 아시아나가 구마모토에 신규취항하며 너무 좋은 가격에 항공권이 나와서 '이걸 안사는건 죄야!' 라고 생각하며 급 구매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3월이 왔다. 3월의 나는 등산도 잘 다니지 않는 허약한 몸으로 작년 가을에 북알프스에 다녀온 후 한 번 꺼내보지도 않은 텐트를 그대로 베낭에 넣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아소산에서 거친 눈바람과 눈폭탄을 맞으며 중도에 하산하고 다음 날엔 구슈횡단버스 운행 중단으로 기차를 타고 구마모토로 돌아가 원치않던 도시관광을 하며 이번 구마모토 여행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라고 생각하며 구쥬산에 왔는데...
모든 것이 다 좋았다.
구쥬산에 와서 구쥬산 풍경을 보니 눈이 온 것도 버스가 운행을 중단한 것도 구마모토 가는 길에 기차에서 못내려 2시간이나 뺑이친 것도 다 완벽한 일이었다.
3월의 봄이 오기전 메마른 풍경을 예상했는데 도리어 새하얗고 깨끗한 눈이 가득한 구쥬산의 설경을 보게 되다니 그리고 그 안에서 잘 수 있다니 너무 만족스러웠다.
간만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산에 오니 허리고 다리고 다 아프지만 괜찮다.
물론 추운데 텐트에서 자고 내일은 어떨지 모르지만 간사하게도 오늘은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