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āngere-Ōtāhuhu, Auckland, New Zealand
time : Apr 13, 2025 6:37 AM
duration : 11h 33m 15s
distance : 1360.2 km
total_ascent : 12151 m
highest_point : 10698 m
avg_speed : 169.1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2025년 4월 13일 일요일 맑음
오늘의 관광코스:
호텔 조식 6시 - 6시 30분 호텔 출발 -
오클랜드 공항 8시22분 출발 (Jetstar JQ295 - 퀸스타운 도착 10시 20분 - 점심 - 번지점프 대 구경 - 애로우 타운 방문. - 와카티푸 빙하호수 제트 보트 (110 NZD) - 버스로 테 아나우 빙하호수 마을로 이동 - 중식(中食)으로 저녁 - Village Inn Te Anau 투숙
관광과 여행은 모두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서 익숙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지내보는 것이다. 그 둘 다 성격이 비슷하겠지만 굳이 나눈다면 여행(旅行)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것이겠고, 관광(觀光)은 누군가 짠 계획속에 들어가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니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분명히 관광을 온 것이다.
버스 타고 이동하고 잠시 멈춰서 구경하고 또 이동하는 그런 것이니 관광가이드가 설명해주는 대로 그 현지의 문화와 역사 등을 맛보는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새벽에 일어나 서둘러 아침 식사를 하고 오클랜드 공항에서 북섬의 가이드 이 서방과 작별하였다.
남섬의 장엄한 풍경을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다.
북섬의 오클랜드 공항에서 남섬 퀸스타운으로 가는 비행시간은 김포에서 제주도 가는 데 비해 두 배 정도는 긴 것 같다. 창가에 앉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남섬으로 가는 비행 루트는 해안선을 왼쪽에 두고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것인데, 계속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름만 보니 지루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가 남섬에 들어서니 비행기 아래로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남 알프스'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장엄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능선으로 이어진 산 위에는 하얀 만년설이 쌓여 있다. 저 산들 중에 남섬의 최고봉 쿡 마운틴 산도 있을 터이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 나중에 공항에 내려 가이드에게서 설명을 들으니 공항 옆에 있는 산 이름은 리마커블스 Remakerbles 라 부르며 겨울에는 헬기로 정상까지 날아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스키 코스라고 한다.
퀸스타운 공항은 이 리마커블스 산 (2454 미터)과 와카티푸 호수의 사이에 있는 작은 규모의 시설이었다. 활주로가 하나라서 이륙과 착륙을 동시에 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작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남섬 가이드를 만나 가까운 한인 식당으로 이동하여 양 갈비 구이로 점심을 먹었다.
이번 남섬 가이드는 윤 실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번지 점프:
와카티푸 호수에서 흘러내리는 강 위에 건설된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는 번지점프를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하였다. 높이 43 미터라서 그다지 높지 않고 그 아래는 강물이라서 위험하지도 않아 보인다.
애로우 타운:
19세기 말 이 지역에서 많은 양의 사금이 발견되면서 서양인 못지않게 약 4만명의 중국인이 들어왔다. 그들은 금을 캐서 돈을 벌고 자기 나라로 돌아갈 생각이었기에 아주 허름한 오두막을 짓고 고생을 참아가면서 일을 하였다. 이 애로우 타운의 중국인 마을에는 그 당시 중국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움막 등을 그대로 복원/전시하고 있었다.
와카티푸 호수에서 제트 보트:
가이드는 우리가 공항에서 예상보다 일찍 나왔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면서 우리가 원한다면 일정에 없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면서 제트 보트 탑승장에 연락을 하더니 안된다고 하는 걸 간신히 보트 두개를 섭외하였다고 한다. 모두들 좋아한다. 현금으로 계산하면 NZD 109 이고 카드로 결재하면 NZD 111 이라고 한다. 28명 전원이 신청했고 약 30 분 정도 강물 위를 달렸다.
이 와키티푸 호수는 12,000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생성된 빙하호수라고 한다. 그 면적이 싱가포르보다도 더 넓으며, 호수 물 속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다.
날씨가 매우 좋다. 제트 보트 운전자 톨도 그리고 가이드도 이렇게 좋은 날씨는 몇 번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테 아나우 호수:
버스를 타고 테 아나우로 이동하는 중에 가이드는 뉴질랜드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는데, 이미 북섬에서 들었던 내용이라서 별 흥미가 없다. 몸도 피곤하여 많은 이들이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그러니 가이드도 별 재미를 못 느끼는 것 같다.
내 느낌으로는 이 윤성호 가이드는 문학적 소양이 결핍되어 보인다. 길 가에 자주 보이는 양떼를 보고는 나중에는 질려서 구더기처럼 보일 거라고 하거나, 산 위에 왜 나무가 없이 민둥산이냐고 물으면 그 산에 삼지구엽초, 마가목 또는 버섯이 자라도록 나무를 가꾸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답한다. 그의 설명은 시종일관 초유(初乳)에 집중되어 있었다. 산양을 방목하여 기르는데 숫양을 낳으면 낳자마자 죽이고 그 어미 양의 초유를 짜서 약을 만드는데, 그 약을 먹으면 면역기능이 좋아져서 왠만한 병에는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뉴질랜드 어린이들은 이 초유를 한 번은 꼭 마시기 때문에 큰 병에 걸리지 않으며, 시력도 좋아서 안경도 쓰지 않으며, 치아 임플란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이처럼 초유에 대한 설명 이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다.
그러니 가이드와 우리 회원들 간에 서로 융합이 잘 되지 않는 느낌이다.
테 아나우(Te Anau)에 도착하여 중국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내일 일정을 얘기하는데, 난감한 상황이 생겨날 듯 싶다. 내일 비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내일은 밀포드 사운드에서 배를 타고 폭포와 호수를 구경하기로 했는데 만일 비가 많이 온다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밀포드 사운드 유람선 탑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호텔에 짐을 풀고 잠시 밖으로 나가 호수 주변을 걸었다. 바람이 차갑다. 들어오는 길에 잠시 슈퍼마켓에 들러 구경을 하였다. 이 테아나우 마을은 밀포드 트레킹을 시작하는 지점이라고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각이 밤 11시인데 밖에 빗방울 듣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밤 잠자리에서 내일 날씨가 다시 쾌청해지도록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