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i-si, Gyeonggi, South Korea
time : Mar 22, 2025 6:01 AM
duration : 2h 55m 33s
distance : 175.7 km
total_ascent : 1734 m
highest_point : 760 m
avg_speed : 64.8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동강에 할미꽃이 피었을까? 벌써 몇일 전부터 그런 생각이 떠 올랐다. 지난주에 눈도 많이 내렸고, 날씨가 차서 감기를 앓고 난 후라서 정말 봄이 오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봄은 그렇게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남쪽에서는 벌써 노루귀가 피었네, 산수유가 피었네 하면서 사진이 올라오는데, 내가 지난번에 천마산에 갔을 때도 겨우 ‘너도바람꽃’ 몇 송이가 봄 흉내만 내는 것을 보고 왔었다.
산악회에서는 동강 할미꽃 탐방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봄 기운에 마음이 동했는지 일초 님이 차를 운전해서 동강에 다녀오겠다고 한다. 나는 조수 역할을 자원하였다. 새벽 5시 34분 첫 전철을 타고 구리역에서 일초 님을 만나 평창 문희마을을 향한다.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곤지암에서 제2영동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가다가 여주에서 아침 해를 맞는다. 원주에서 제1영동 고속도로와 합류하여 또 한참을 달려서 새말 IC를 빠져 나온다. 예전 같으면 지도를 숙지하고 어렵게 찾아가는 곳이련만,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쉽게 쉽게 가고 있다.
안흥면을 지나며 김이 나는 빵집을 겨우 하나 찾아내어 들어가 갓 쪄낸 빵을 사서 맛있게 먹었다. ( 5개에 3천원). 빵집에서 군복 무늬 옷을 입은 두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도 동강에 할미꽃 사진을 찍으러 가고 있다고 한다.
평창 읍내를 지나 또 한참을 달린다.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도 모두 할미꽃 순례를 떠나는 분들인가? 마침내 지방도로 끝에서 넓게 펼쳐진 동강을 만나고 눈에 익은 미탄면 문희마을에 도착하였다. 여기까지 약 3시간 동안 175 km 나 달려왔다. 오전 9시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길 가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모두 할미꽃 순례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