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gdong-gun, Chungcheongbuk-do, South Korea
time : Oct 13, 2024 10:37 AM
duration : 4h 1m 49s
distance : 6 km
total_ascent : 491 m
highest_point : 741 m
avg_speed : 2.1 km/h
user_id : sj12737268
user_firstname : 이윤필
user_lastname : 이
안개비와 함백산을 보면서...
밤새 던지던 빗방울이 새벽에는 뚝 끊어져 산뜻한 발걸음으로 버스에 몸을 실었다.
비가 온 뒤의 산행은 숲의 내음도 좋겠지만 촉촉히 젖어있는 낙엽들이 마음을 평온하고 차분하게 잡아 줄것 같아 기대가 커진다.
한 시간이 지났을까 문막휴게소는 만원이란다. 그냥 패스하고 치악산휴게소에 들렀는데 그 곳에도 해우소는 만원인지라 줄을 길게 뻗치고 있었다.
잠시 후 버스는 달리는데 기상예보가 수시로 바뀌는 것인지 차창에 빗줄기가 파형을 그리며 흘러내린다.
상황을 인지한 집행부로부터 우의가 곧바로 지급되고 안전산행에 대한 당부의 멘트가 흘러나온다.
그럼에도 오늘 하루 주어진 여행을 만끽하기 위한 기대감은 꺾을 수가 없었으며 마음은 벌써 버스를 앞질러 함백산을 오르는 상상속에 꿈틀거린다.
여행은 원래 그런 건가보다.
창밖의 고냉지 배추밭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배추밭에 배추가 텅텅 비어있다.
역시 배추가 금값이라더니 조기에 모두 출하된 모양이다.
이제부터는 정선의 아리랑고개를 넘어가는 것인지 버스가 몸을 마구 흔들어 준다.
좌로우로 굽이쳐 흔들더니 때로는 위로 아래로 흔들어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 와중에도 차창밖의 🍁단풍잎은 붉게 물들어 울긋불긋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계곡의 물살은 물이 불어나 거칠게 하얀물거픔을 토하며 휘감아 굴러가는 듯 격류가 되어 힘차게 굽이친다.
강원도는 역시 강원도래요.
우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뚝 떨어진 함백산의 트래킹은 좀처럼 땀이 나질 않는다.
정상에서는 세찬 바람과 저체온증으로 오래 머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안개비에 휩싸인 표지석과 돌탑들은 과히 몽환적인 그림이었다.
풍문에 의하면 태백산과 마주하고 있는 함백산도 기가 많은 산이라고 해서 듬쁙 담아 왔다.
그 기운을 인증샷과 함께 모든 동문들과 나누고자 한다.
동문회행사를 가끔씩 찾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자신에 대한 정체성의 확인이다.
가족의 사진을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그 속에 자신과 닮은 꼴을 찾게 된다.
친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구석을 발견하게 된다.
우연히 고향사람들을 만나면 그져 이유없이 반갑다고 인사를 나눈다.
그 관계속에서 나의 그림자를 보게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가끔은 떨어져 있지만 그리워하며 찾아보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오늘도 그져 반갑고 즐거웠던 하루였다.
오우~ 해피day♡
#산행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