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ukhumbu, Koshi Province, Nepal
time : Mar 20, 2025 6:55 AM
duration : 7h 44m 38s
distance : 18 km
total_ascent : 284 m
highest_point : 4380 m
avg_speed : 2.9 km/h
user_id : dunya.miro
user_firstname : Miro
user_lastname : Jo
실질적인 트레킹 이벤트는 모두 끝나고, 오늘은 룽덴에서 남체까지 이동하는 날.
지난 일주일 이상을 해발 5천 미터 이상에서 사정없이 굴리느라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이틀 간 약 37km를 하산해야 해서, 죽음의(?) 하산길이 되겠구나 하고 예상했었는데. 왠걸. 아침 7시경 룽덴에서 출발하는데 초반 길이 걷기 좋기도 하지만 몸이 너무나 가볍다.
누가 렌조라 이후 룽덴에서 하산하는 길이 볼 게 없다고 했나. 고도가 많이 낮아져 컨디션도 좋은 데다가 날씨까지 화창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사람은 없고. 너무나 쾌적하고 아름다운 트레킹길이다.
대자연 속에서 혼자 걷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무케시에게 다음 마을까지 먼저 가서 쉬고 있으라고 보내고 천천히 길을 걷는다. 곧 마라룽이 나타나고, 타메인 줄 알았던
타메텡이 나오고, 타메텡에서 초르텐을 구경하고 체크포스트를 들렀다가 이동하니 연이어 타메가 나온다.
타메에서 다음 마을이자 점심을 먹기로 한 터모로 이동하는 중, 괜히 혼자 걷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잘못된 방향으로 간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산비탈에서 길이 없어져 버렸다. 다시 1-2분 돌아가면 될걸 거기서 길 찾는다고 헤메다가 결국 야생의 산비탈을 수직으로 기어올라가 겨우 바른길로 들어선다.
터모에서 점심으로 쉐르파 뚝바. 기분 좋은 햇살 속에 밥 먹고 잠시 쉬다가 무케시와 함께 기분 좋게 빠르게 걸어 결국 생각보다 이른 오후 2시 40분경에 남체에 도착. 무케시더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단다. 하긴 무케시가 하루만에 룽덴에서 남체까지 걸어갈 수 있겠냐고 걱정할 정도로 그 동안 걸핏하면 기운빠져 기어다니던 나였으니.
남체까지 18km나 걸었는데도 남체 도착하니 날씨도 좋고 간만에 찾은 기쁨이 겹쳐 오후에 신나게 동네 구경. 오늘 내일의 하산길은 전혀 기대가 없었는데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