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ukhumbu, Koshi Province, Nepal
time : Mar 12, 2025 6:13 AM
duration : 8h 50m 35s
distance : 9.9 km
total_ascent : 871 m
highest_point : 5540 m
avg_speed : 1.7 km/h
user_id : dunya.miro
user_firstname : Miro
user_lastname : Jo
이번 일정에서 가장 힘들다는 대망의 콩마라.
추쿵(4,730m)에서 아침 6시 15분 출발, 콩마라(5,535m)를 넘어 오후 3시 5분에 로부체(4,930m) 도착. 9시간 정도 걸렸다.
정말 운이 좋은 하루이다. 날씨가 지금까지의 날들 중 가장 좋았던 날이었고, 무케시 말로는 얼음과 눈이 없어 편하게 왔다고 하고. 물론 눈과 얼음이 없다고 하여 쉬운 길이라는 뜻은 절대절대절대 아니다. 길 자체가 저지대에 있다고 해도 미친 난이도인데, 그런 난이도의 등산을 해발 4,730m~5,535m에서 해야 하니. 이 고도에서는 이미 지난 7일 동안 트레킹하느라 이미 충분히 털린 다리를 가지고 평지만 걸어도 숨이 찬데…
하지만 너무나 고마운 날씨 덕에 출발부터 아드레날린 수치가 최고조에 달했는지, 울면서 넘어가지 않을까 했던 예상과는 달리 오르막에서 숨이 차 헉헉거리고 무거운 다리를 옮기면서도 마음은 너무나 즐겁고 그에 따라 몸이 꽤 잘 움직여주었다. 나보다 먼저 출발한 김선생님 일행보다 나중엔 한참 앞섰으니.
4시간 정도 이동하니 저 앞에 콩마라 정상이 보인다. 무케시가 점심 먹고 가자고 하여 추쿵 롯지에서 싸온 점심패키지, 삶은 달걀 2개와 티벳빵, 작은 치즈 하나를 꺼냈다. 날씨가 화창해서 그리 춥지 않다 보니 라면 생각이 전혀 안나고 퍽퍽할거라 생각했던 티벳빵조차 너무 맛있다. 빵에 짭조롬한 치즈를 조금씩 곁들이니 정말 별거 아닌데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1시 15분에 콩마라 정상에 도착했으니 추쿵에서 오르는데 충분한 점심시간을 포함해 5시간 걸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제 하산만 남았으니 콩마라는 거의 다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콩마라는 괜히 콩마라가 아니었다.
콩마라 정상에서 로부체까지가 그렇게 토할 것 같은 길일줄은 다른 이들의 후기를 보고 짐작했어야 했는데. 경사가 극심하거나 길이 정말 위험한 곳이 많았다. 왜 그렇게 가이드나 포터 없이 오는 게 위험하다고 하는지는 올라가는 길보가 내려가는 길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길이 험할수록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법이라,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대로 꽤나 속도를 내어 치고 나갔다. 거의 무아지경으로 움직인 것 같다. 마지막 위험지대를 치고 나가니 로부체가 보이기 시작했고 10분 정도 후에 우리는 Himalayan Eco Resort이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긴 세상에 롯지 방에 거울이 있다ㅋㅋ 덕분에 며칠 동안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은 얼굴 꼴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이틀 전 올라오기 시작한 턱의 여드름이 커져있고, 오늘 워낙 높은 곳에서 해를 받아서 그런지 썬크림도 자주 덧바르고 넥워머를 올리고 있을 때도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썬글라스로 가려졌던 부분 외의 곳이 좀 더 빨개져 있다. 앞으로 진짜 썬크림 죽어라 발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