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acheon-si, South Korea
time : Sep 6, 2025 5:40 AM
duration : 2h 48m 10s
distance : 6.4 km
total_ascent : 617 m
highest_point : 645 m
avg_speed : 2.5 km/h
user_id : yangwenli77
user_firstname : Sean
user_lastname : Y
비 예보가 있는 날은 가능하면 등산을 안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상이변이 잦은 시기에는 '퍼 붓는' 비가 내일 수도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죠. 일단 등산 출발 전에(전날이 아닙니다. 요즘 전날 일기예보는 많이 틀리더군요. +.+:::) 일기예보에서 비나 소나기가 표시되어 있으면 조금 주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일정 조정이 가능하면 조정하고, 가능하지 않다면 가는 장소나 경로를 좀 바꾸고요(암릉/너덜길은 최대한 회피), 이도 저도 안되면 최대한 비올 때를 대비해서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우비, 우산 등).
그래도 별 준비 없이 오르셨다가 중간부터 비가 온다면 많이 당황스럽지요(제가 오늘..ㅠ.ㅠ). 게다가 하필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암릉 구간인데다가 우회할 수도 없고, 내려가기도 어렵다면 여러가지로 곤란한 상황을 당하게 됩니다.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암릉은 우회하구요, 불가피하게 지나가야 할 상황이라면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돌파해야 하구요. 그러기에도 너무 어렵다면(북한산 백운대 정상에서 비를 만난 경우 등), 안전한 곳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거나, 구조의 손길을 요청(119 등)하는 것이 맞습니다. 나무 데크 계단이 있는 곳으로 경로를 잡아야 하겠구요. 암릉구간이나 너덜길 구간도 피하는게 좋겠죠. 어쨌든 최대한 안전하게 빨리 하산하는 것으로 경로를 잡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9월의 첫 등산이고, 날씨가 선선해지고 있어서 케이블카능선으로 올라서 용마북능선이나 용마능선으로 하산할 계획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대략 케이블카능선 중간 쯤에 일출도 보면 좋겠다 싶었구요. 중턱에서 정상부가 보이지 않아 힘들겠다 싶었는데, 투덕투덕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철탑사거리부터는 비가 오더군요.
새바위부터 두꺼비바위까지의 암릉구간은 최대한 우회하면서 지나가고, 말바위로는 가지 않고 연주암을 지나서 정상으로 가는 방향으로 이동했고. 하산길은 그래도 제일 안전한(?) 과천향교 계곡길로 내려왔습니다. 그나마 하산길에 비가 좀 그쳐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아쉬움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비가 오는 날, 암릉 구간 산행을 안전하게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의 말씀처럼 관악산도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곳입니다. 작은 부주의로도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 곳인데, 비가 오는 날씨에 만용을 부릴 일은 아니지요. '이 정도는 문제 없어'라는 생각 자체가 건방진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등산 사진이나 산행기가 특별할 것이 없어서 지난 주에 감명깊게 본 adonai1999님의 산행기 어투를 오마주해봤습니다. 써놓고 나서보니 역시 원작의 재치와 해학을 담아내지 못하겠군요. 램블러에서 다른 분들의 멋진 산행기를 보는 것도 참 큰 기쁨과 도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