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금역, 167번 버스, 엄광산 임도길
개금역 167번 버스, 엄광산 임도길, 수정산 , 안창마을
Busan, South Korea
time : Feb 23, 2025 10:35 AM
duration : 1h 3m 27s
distance : 3.5 km
total_ascent : 132 m
highest_point : 336 m
avg_speed : 3.7 km/h
user_id : slitny
user_firstname : 찬경
user_lastname : 서
초로의 두 친구가 막걸리 한잔 생각에 운동을 핑계삼아 개금역 7번 출구에서 만났습니다.
어느새 훌쩍 흘러 가버린 세월 속 각기 다른 세상을 살아온 각자의 추억을 들어주고 토닥이며 엄광산 둘레길 따라 수정산너머 안창마을 까지 가볍게 발 걸음을 옮겼답니다.
아직 날은 춥지만, 까만 마스크에 얼굴 파뭍고 두툼한 등산복에 차가운 바람 비껴 흘려버리고 전설같은 매화 꽃 이야기와 꿈꾸는 나무 가지끝 봄 꽃 봉오리 같은 대화로 걸음 걸음은 훈훈해 집니다.
신작로같은 임도와 오솔길을 돌아나가면 도심 속 시골마을로 접어듭니다. 안창마을ㆍ호랭이마을로 불리는 범천2동. 제멋대로 지어지고 위태위태 해 보이는 낡고 허름한 건물들 사이 삐걱 거리며 열릴 미닫이 유리문에 페인트로 대충 쓴 "안창돼지갈비"로 들어 갑니다.
중간에 연탄불이 놓인 원탁에 마주앉아 돼지갈비 한웅큼 그리고 생탁 두통. 하나는 흔들어 섞고 하나는 맑게 서로 디르게 산 틈 만큼의 거리를 두고 정치, 경제, 철학, 삶, 여자 .... 다 아는 이야기를 처음 들는듯 맞장구 치며 즐겨 봅니다.
수정산 길모퉁이 돌탑에 모심히 돌하나 툭 던져 놓듯, 곧 사그라질 추억하나 남겨두고 왔던길 되돌아 나갑니다.
봄은 아직 저 멀리 있건만, 인생의 가을같은 초로의 어깨동무는 겨울 추억 하나 쌓아 갑니다.
좋은 친구와 좋은 산길에 좋은 추억하나 남기며 한식경의 건강한 시간을 즐겼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