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 구포역 도착 : 성지곡
구포역, 무장애길, 범방산, 운수사, 심소암, 신라대학교, 주례정, 선암사, 바람의 언덕, 성지곡 수원지.
Busan, South Korea
time : Nov 25, 2024 11:54 AM
duration : 5h 7m 35s
distance : 20.2 km
total_ascent : 771 m
highest_point : 339 m
avg_speed : 4.1 km/h
user_id : slitny
user_firstname : 찬경
user_lastname : 서
기다림으로 멍하게 누워 오전을 보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무의미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나 봅니다.
개나리 봇짐같은 행랑 달랑매고, 김밥천국의 김밥한줄, 삶은 계란 3개, 찹살모찌 2개를 채워넣고 갈맷길 6코스 구포역 인증대에서 사진찍고 운동앱 켜고 후다닥 서둘러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걷습니다
왠지 오늘따라 내 맘속엔 화가 잔뜩 나 있습니다.
그냥, 바쁘게 걷습니다, 들숨 몰아 오르막 오르고, 날숨 내쉬며 내리막을 내려 걸음 옮깁니다.
바닷길ㆍ강길ㆍ섬 길을 걷다, 6-2,3 구간에서는 산 길로 들어 섭니다.
무장애길, 내 살던 옛 동산 내가 다녔던 모교 구포중학교, 구포(龜浦)라는 지명의 원인이 되는 거북바위, 범방산을 돌아나가면, 백양산 둘레길로 접어 듭니다.
소풍 길 추억의 운수사, 제대 후 처음 훈련 받은 예비군 훈련장, 발걸음 붙잡는 테마임도에 새겨진 시(詩), 대학시절 썸씽이 있었던 신라대(부산여대), 선암사 물 한사발의 보시, 숲속 공룡발자국 바람의 언덕, 부산 사람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을 법한 성지곡 어린이 대공원....
대기압의 등고선이 만들어 놓은 바람따라 활강하고 이동하는 갈매기 처럼, 산의 등고선이 만들어 놓은 갈맷길 따라 드나들고 오르내리며 길을 걸었답니다.
바쁘게 서둘러 걷는 길에 집중하다, 우연찮게 길에서 '고요함..'을 만납니다.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들.... 나를 만나는 걸까요?
가을 정취ㆍ만추 속에서 만난, 자유로움ㆍ 깨어있슴ㆍ여여함ㆍ평화로움ㆍ편안함...
깨닫지 못한 착각일지라도 화가 풀리는 이순간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무심히 나와 온종일 길을 걸으며 화를 삭이고, 아름다운 착각 일지라도 만족감에 겨운 호사스런 하루를 누릴 수 있었슴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