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이라 짧은 거리로 사리아에 일찍 도착해 미사를 보아야 합니다. 현재 지나가는 마을들은 산골 마을이고 규모가 작아 성당은 있으나 미사가 봉헌되는 곳은 없습니다. 아침 7시 10분 경에 서둘러 숙소를 떠났습니다. 2.5 km를 걸어 첫 번째 마을에 도착했지만 칠흑 같은 어둠속이라 보이는 거는 별로 없었습니다. 옆으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계속 걷다보니 마을 중심에 환한 불빛들이 길을 따라 켜져 있습니다. 마을을 벗어나자 오솔길의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고 바닥이 고르지 않아 걷기에 많이 힘이 드네요. 참고로 이곳은 현재(12/25) 기준으로 8시가 되어야 칠흑 같은 어둠이 서서히 거치기 시작하고 여명이 밝아 오면서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8시 15분 경이 되면 그나마 희미하게 길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8시 30분이 되면 걸을 수 있는 수준의 밝기가 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침 8시까지는 칠흑 같은 어둠 입니다. 요즘 며칠째 날이 쾌청 해서 걷기에 너무 좋습니다. 항상 걱정하는 것은 추위와 비바람인데, 그런 걱정 없이 며칠째 걷고 있네요. 두 번째 마을에 도착하니 산 너머로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합니다. 곧 일출이 시작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시각은 8시 30분 입니다. 7.3 km를 걸어서 몬탄(Montan)이라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묘지를 끼고 있는 성당이 아름답네요. 다음 마을 후렐라 (Furela)에 도착했습니다. 마을은 커다란 목초지를 끼고 있어, 목축을 주로 하는 마을인것 같습니다. 아기아다 (Aguiada)는 중세시대부터 있었던 말인 것 같습니다. 마을 곳곳에 중세시대 폐허의 낡은 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리아에 일찍 도착해, 숙소 Albergue de peregrinos de Sarria 옆에 있는 성당에서 12시 성탄미사를 드리고 오후 1시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사리아는 규모가 큰 도시이기는 하지만 중세시대부터 번성 했던 큰 도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가 깊은 도시는 아닌거 같음) 주변에 유작지와 관광명소 등을 찾아 보았으나 특별한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도시의 구색은 모두 갖춘 큰 도시 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그런지 도시는 한산했고 모든 마트와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아 적막하기만 합니다. 이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뿔보(Pulpo 문어요리)나 해산물 요리를 먹으려고 여러 식당을 찾아 보았으나 문을 연 곳이 하나도 없어 결국은 먹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