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수목원 "대한식물만세" 전시회

교 통 : 집접역 4호선 – 7-4번 버스 금곡리 신동아 아파트 – 2-2번 봉곡사 – 도보 태초에 조물주께서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에게 각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지 스스로 정하라고 하였다. 풀과 나무들은 태양빛을 적절하게 받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잎과 그 잎을 지탱하는 가지의 모습을 정하고 땅에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뿌리 모양을 정하는데, 조물주가 아무런 조언도 해주지 않았으니 그 모양과 기능이 제각각이었다. 풀같이 생긴 나무가 생겨나고 나무처럼 생긴 풀이 생겨났다. 그 후손을 잇기 위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어떤 것은 꽃을 통한 수정을 하지 않고도 종족을 이을 수 있는 방법도 개발하였다. 그렇게 하여 이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크기와 모습과 기능이 다른 풀과 나무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것은 동화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다. 고인돌 형님과 금강초롱을 만나러 용문산에 갈까 명지산에 갈까 고심하다가 비 예보가 있어 국립 수목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립 수목원에서 “우리 식물의 잃어버린 기록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관람할 계획이었다. 일찍 서두른 덕분에 수목원에 10시에 도착하였다. 평일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수목원은 꽤 분주하였다. 단체로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도 있고 정년 퇴직하고 꽃의 아름다움에 빠진 노년층 사람들도 친구들과 동무하여 많이 찾아왔다. 그들은 숲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서 수목원을 한 바퀴 돌고 있었다. 비가 오후에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기에 우리는 오전에 수목원을 둘러보고 비 내리는 오후에 전시회를 보기로 계획을 잡았다. 수목원에는 긴 여름을 뒤로 하고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구절초 등 가을꽃이 바야흐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보여주듯 열매 맺는 시기에 다시 꽃을 피우는 나무들도 보였다. 참빗살나무와 콩배나무는 한 나무에 열매도 달리고 꽃도 달리는 기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산행을 하다 보면 가끔 늦가을에 피는 철모르는 진달래 꽃이나 공원 한 구석에서 피는 개나리 꽃을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계절에 엄격해야 콩배나무에 꽃과 열매가 동시에 달려 있는 모습은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풀나무들도 난대 식물처럼 상시 꽃이 피고 또 상시 열매를 맺으려고 하는 걸까? 옷을 입지 않고 난로나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풀나무들은 자연에 적응하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온몸으로 지구 온난화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다. 대한 식물 만세 벤치에 앉아 간식으로 요기를 한 후 오후 1시에 산림박물관으로 이동하였다. 광복 80년을 기념하여 국립 수목원에서 “대한 식물 만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국 하버드 대학의 아놀드 식물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제시대 식물 탐사 기록을 전시하고 있다. 그 당시 식물 탐사에 기여했으나 정작 자신의 이름을 식물 이름에 올릴 수 없었던 정태현 박사(1882~1972)의 이름을 찾아주고, 아놀드 식물원에서 파견한 어네스트 헨리 윌슨(1876~1930) 씨가 1917~1918년 조선을 탐사하면서 찍은 216점의 사진 일부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윌슨 씨는 약 8개월간 울릉도와 평안도 경기도 경상도 제주도 등을 탐사하기 위해 철도 편을 이용하여 약 1,000 마일(1,600 킬로미터)를 이동하였고 30,000 여점의 식물을 채집하였다. 그가 울릉도, 금강산, 지리산, 제주도 등을 탐사하면서 남긴 자료는 아놀드 식물원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윌슨씨가 남긴 사진에는 금강산의 풍경과 절, 울릉도의 후박나무와 향나무와 마가목, 지리산의 노각나무, 한라산의 구상나무 등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귀한 나무들과 풍경이 담겨 있었다. 사진관람을 하는 중 취재 나온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였는데, 전시회을 감상한 느낌과 만일 남북관계가 진전된다면 북한의 어느 곳을 가보고 싶은가 물었다. 내 생전 갈 수만 있다면 개마고원을 비롯한 북한땅의 백두대간을 걷고 싶다고 하였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갈 수 있다면 북한 땅 구석구석 많이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더니 한여름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수목원 앞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진접역에서 내렸다. 오후 3시 진접역 근처 식당에 들어서니 break time 이라서 의자에 누워 잠을 청하던 식당 직원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났다. 우리 행색을 보고 자신의 옛날 산행하던 시절을 떠올렸는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두루치기 한 접시 시켜서 점심을 먹고 하루를 접었다.

Walking

Namyangju-si,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Sep 16, 2025 9:24 AM
duration : 4h 42m 5s
distance : 4.5 km
total_ascent : 78 m
highest_point : 156 m
avg_speed : 1.8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교 통 : 집접역 4호선 – 7-4번 버스 금곡리 신동아 아파트 – 2-2번 봉곡사 – 도보 태초에 조물주께서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에게 각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지 스스로 정하라고 하였다. 풀과 나무들은 태양빛을 적절하게 받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잎과 그 잎을 지탱하는 가지의 모습을 정하고 땅에 몸을 지탱할 수 있는 뿌리 모양을 정하는데, 조물주가 아무런 조언도 해주지 않았으니 그 모양과 기능이 제각각이었다. 풀같이 생긴 나무가 생겨나고 나무처럼 생긴 풀이 생겨났다. 그 후손을 잇기 위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어떤 것은 꽃을 통한 수정을 하지 않고도 종족을 이을 수 있는 방법도 개발하였다. 그렇게 하여 이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크기와 모습과 기능이 다른 풀과 나무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것은 동화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다. 고인돌 형님과 금강초롱을 만나러 용문산에 갈까 명지산에 갈까 고심하다가 비 예보가 있어 국립 수목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립 수목원에서 “우리 식물의 잃어버린 기록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관람할 계획이었다. 일찍 서두른 덕분에 수목원에 10시에 도착하였다. 평일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수목원은 꽤 분주하였다. 단체로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도 있고 정년 퇴직하고 꽃의 아름다움에 빠진 노년층 사람들도 친구들과 동무하여 많이 찾아왔다. 그들은 숲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서 수목원을 한 바퀴 돌고 있었다. 비가 오후에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기에 우리는 오전에 수목원을 둘러보고 비 내리는 오후에 전시회를 보기로 계획을 잡았다. 수목원에는 긴 여름을 뒤로 하고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구절초 등 가을꽃이 바야흐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보여주듯 열매 맺는 시기에 다시 꽃을 피우는 나무들도 보였다. 참빗살나무와 콩배나무는 한 나무에 열매도 달리고 꽃도 달리는 기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산행을 하다 보면 가끔 늦가을에 피는 철모르는 진달래 꽃이나 공원 한 구석에서 피는 개나리 꽃을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계절에 엄격해야 콩배나무에 꽃과 열매가 동시에 달려 있는 모습은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풀나무들도 난대 식물처럼 상시 꽃이 피고 또 상시 열매를 맺으려고 하는 걸까? 옷을 입지 않고 난로나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풀나무들은 자연에 적응하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온몸으로 지구 온난화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다. 대한 식물 만세 벤치에 앉아 간식으로 요기를 한 후 오후 1시에 산림박물관으로 이동하였다. 광복 80년을 기념하여 국립 수목원에서 “대한 식물 만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국 하버드 대학의 아놀드 식물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제시대 식물 탐사 기록을 전시하고 있다. 그 당시 식물 탐사에 기여했으나 정작 자신의 이름을 식물 이름에 올릴 수 없었던 정태현 박사(1882~1972)의 이름을 찾아주고, 아놀드 식물원에서 파견한 어네스트 헨리 윌슨(1876~1930) 씨가 1917~1918년 조선을 탐사하면서 찍은 216점의 사진 일부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윌슨 씨는 약 8개월간 울릉도와 평안도 경기도 경상도 제주도 등을 탐사하기 위해 철도 편을 이용하여 약 1,000 마일(1,600 킬로미터)를 이동하였고 30,000 여점의 식물을 채집하였다. 그가 울릉도, 금강산, 지리산, 제주도 등을 탐사하면서 남긴 자료는 아놀드 식물원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윌슨씨가 남긴 사진에는 금강산의 풍경과 절, 울릉도의 후박나무와 향나무와 마가목, 지리산의 노각나무, 한라산의 구상나무 등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귀한 나무들과 풍경이 담겨 있었다. 사진관람을 하는 중 취재 나온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였는데, 전시회을 감상한 느낌과 만일 남북관계가 진전된다면 북한의 어느 곳을 가보고 싶은가 물었다. 내 생전 갈 수만 있다면 개마고원을 비롯한 북한땅의 백두대간을 걷고 싶다고 하였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갈 수 있다면 북한 땅 구석구석 많이 걷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더니 한여름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수목원 앞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진접역에서 내렸다. 오후 3시 진접역 근처 식당에 들어서니 break time 이라서 의자에 누워 잠을 청하던 식당 직원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났다. 우리 행색을 보고 자신의 옛날 산행하던 시절을 떠올렸는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두루치기 한 접시 시켜서 점심을 먹고 하루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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