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산 형님은 신선봉에서 소백 능선을 바라보고 싶다고 하였다. 국망봉을 넘어 늦은맥이에서 신선봉과 민봉을 거쳐 구인사로 하산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발길은 희방사로 향했다. 구인사 코스는 다음으로 미뤘다. 엊그제 비가 많이 내린 모양이다. 희방폭포에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원하다. 깔딱고개를 오르고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아직도 진달래가 피어 있다. 내일이면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이지만 7부 능선 위로는 이제 한창 봄이다. 나뭇잎이 피지 않은 나무 아래에는 온갖 봄꽃들이 시기를 놓칠 세라 앞다퉈 피고 있다. 노랑제비꽃과 흰제비꽃, 산괴불주머니, 모데미풀, 개별꽃 등 흰색이나 노랑색 꽃들이 땅 위를 수놓고 있고 연분홍 진달래 꽃은 제1연화봉 지나 비로봉 가는 길을 화사하게 물들였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산 기슭은 새로 돋는 나뭇잎이 연두색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고 그 윗쪽에는 아직 잎이 피지 않은 회갈색 나무들이 경계를 분명히 짓고 봄을 준비한다.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 양지쪽은 따뜻한 봄기운이 돌지만 남한강이 흐르는 서쪽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비로봉 정상은 다른 때와 달리 한적하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 건지 대여섯 명 산객들이 바람을 피해 앉아 바뀌어 가는 계절을 감상하고 있다. 하산은 천동계곡으로 잡았다. 위쪽에는 아직도 모데미풀이 한창인데 아래쪽에는 철쭉꽃이 만발했다. 이제 계절의 경계선이 차츰 위로 올라가 한 달쯤 지나면 능선에 철쭉이 만발할 것이다. 5월에 또 한 번 소백산을 찾을 수 있을까? 늦은맥이에 피는 얼레지와 노랑무늬붓꽃을 볼 수 있을까? 바쁜 5월은 호락호락 시간을 내어주지 않을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나도제비란을 찾아 보았으나 꽃은 아직 이르다. 1주일쯤 지나야 할 것 같다.

Hiking/Backpacking

Yeongju-si, Gyeongsangbuk-do, South Korea

time : May 4, 2025 9:49 AM

duration : 8h 2m 19s

distance : 14.1 km

total_ascent : 1058 m

highest_point : 1469 m

avg_speed : 2.0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소산 형님은 신선봉에서 소백 능선을 바라보고 싶다고 하였다. 국망봉을 넘어 늦은맥이에서 신선봉과 민봉을 거쳐 구인사로 하산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발길은 희방사로 향했다. 구인사 코스는 다음으로 미뤘다. 엊그제 비가 많이 내린 모양이다. 희방폭포에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원하다. 깔딱고개를 오르고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아직도 진달래가 피어 있다. 내일이면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立夏)이지만 7부 능선 위로는 이제 한창 봄이다. 나뭇잎이 피지 않은 나무 아래에는 온갖 봄꽃들이 시기를 놓칠 세라 앞다퉈 피고 있다. 노랑제비꽃과 흰제비꽃, 산괴불주머니, 모데미풀, 개별꽃 등 흰색이나 노랑색 꽃들이 땅 위를 수놓고 있고 연분홍 진달래 꽃은 제1연화봉 지나 비로봉 가는 길을 화사하게 물들였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산 기슭은 새로 돋는 나뭇잎이 연두색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고 그 윗쪽에는 아직 잎이 피지 않은 회갈색 나무들이 경계를 분명히 짓고 봄을 준비한다.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 양지쪽은 따뜻한 봄기운이 돌지만 남한강이 흐르는 서쪽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비로봉 정상은 다른 때와 달리 한적하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 건지 대여섯 명 산객들이 바람을 피해 앉아 바뀌어 가는 계절을 감상하고 있다. 하산은 천동계곡으로 잡았다. 위쪽에는 아직도 모데미풀이 한창인데 아래쪽에는 철쭉꽃이 만발했다. 이제 계절의 경계선이 차츰 위로 올라가 한 달쯤 지나면 능선에 철쭉이 만발할 것이다. 5월에 또 한 번 소백산을 찾을 수 있을까? 늦은맥이에 피는 얼레지와 노랑무늬붓꽃을 볼 수 있을까? 바쁜 5월은 호락호락 시간을 내어주지 않을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나도제비란을 찾아 보았으나 꽃은 아직 이르다. 1주일쯤 지나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