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팔공산 鳥岩으로 산행하기 위해 10여 년만에 내원능선을 다시 오른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길이라 거칠기 그지없다. 鳥岩에서 주능선을 오르는 길은 밧줄도 없고 길도 없다. 그저 맨손으로 바위를 오르고 오른다. 온몸에 땀이 베인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무더운 산행길도 날씨도 힘이 든다. 주능선의 바위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전망정자에 도착한다. 점심으로 유부초밥과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연두빛의 신록과 푸른 하늘이 참 좋다. 주능선을 걷다 더위 때문에 58번 지점에서 대불능선으로 내려선다. 여유롭게 천천히 걷는다. 그리고 내원계곡으로 가서 시원하게 흐르는 맑은계곡물에서 탁족을 하며 한참을 쉬었다 내원능선을 따라 동화사로 내려선다. 산행후 설빙에서 망고빙수 한그릇을 먹고 빨리 집으로 와서 시원한 캔맥주 하나를 마시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탑골, 깔딱고개, 내원능선, 조암, 주능선, 전망정자,
58번갈림길, 대불능선, 내원계곡, 동화사
Daegu, South Korea
time : Jun 27, 2025 8:59 AM
duration : 6h 3m 10s
distance : 7.4 km
total_ascent : 669 m
highest_point : 1060 m
avg_speed : 1.8 km/h
user_id : songseon
user_firstname : 규선
user_lastname : 송
휘청, 몸이 균형을 잃더니 허공으로 날리는 느낌이었다. 확보물은 물론 무엇을 잡겠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늘 다니던 팔공산 용바위 장군봉에서 내려오다 고정로프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른 로프로 바꿔 잡으려는 순간 내 몸이 그대로 공중으로 뜬 것이다. 어찌 손써볼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천운이었을까? 끝없이 추락할 것 같았던 내 몸이 바위에 한두번 부딪히더니 다시 가볍게 공중으로 떠 아래 바위에 떨어졌다. 아래에서 동료들이 악! 하는 소리만 들렸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팔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살았다. 머리도 목도 허리도 팔다리도 말짱했다. 등짝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엄지 손가락 하나가 골절되고 어깨 회전근이 끊어졌다. 산은 절대로 욕심을 가진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다.
-2023년 4월 8일(토). 팔공산 용바위 장군봉에서-
이날 이후 위험한 릿지나 바위 타기는 가능한 자제한다. 하지만 오르고 싶은 코스는 좀 거칠고 험하고 위험하더라도 조심조심 해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