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들은 흔히 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각자 주관적인 영역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공통 분모가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주어진 자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수백 산의 아름다움이 단 한 줄로 정리되는 것. '기암, 암릉, 계곡, 운무, 깊은 숲, 일출, 일몰, 그리고 꽃, 신록, 단풍, 눈 등 자연의 변화'라는 4계절의 조건과 환경이다. 우뚝 쏫아오른 봉우리들을 엮어 하나의 강렬한 산을 완성하는 것이다. 오늘 새벽까지 내린 비로 인해 찬란하게 생기가 도는 깊은 숲의 신록, 계곡의 우렁찬 맑은 물, 청정한 공기와 바람은 나를 천국에 머물게 하는 것 같다.
어의곡리, 을전, 벌바위골, 늦은맥이재, 상월봉,
국망봉, 비로봉,
Danyang-gun, Chungcheongbuk-do, South Korea
time : May 25, 2025 9:44 AM
duration : 6h 29m 58s
distance : 16 km
total_ascent : 1337 m
highest_point : 1465 m
avg_speed : 2.6 km/h
user_id : songseon
user_firstname : 규선
user_lastname : 송
소백산 철쭉산행도 해본지가 오래되었지만, 백두대간길 상월봉도 27년만에 다시 가고 싶었고, 늦은맥이재에서 을전 탐방소로 내려가는 벌바위골의 숲길도 다시 한번 걷고 싶어
소백산 산행을 나선다.
그런데 소백산 철쭉제 마지막 날이자 휴일이라 차량이 밀려 어의곡리로 들어가지를 못한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겨우 어의곡리로 들어가서 산객들만 내리고 차량은 마을밖으로 다시 나간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새밭유원지로 가서 벌바위골을 끼고 완만한 깊은 숲길로 빠른 걸음으로 늦은맥이재로 오른다. 원래 계획했던 코스와 반대방향의 산행이다.
시기적으로는 상월봉과 국망봉, 국망봉과 비로봉 구간에는 화려한 철쭉이 만발하고 철쭉터널이 만들어져야 하거늘, 야속하게도 철쭉은 이제 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철쭉도 철쭉이지만 소백산 신록과 바람이 너무 좋다. 그리고 다시 걸어보는 상월봉 능선길과 벌바위골 깊은 숲 길 산행만으로도 만족한다.
빠른 걸음으로 볼 것 다 보고, 느낄 것 다 느끼면서, 세차게 불어 오는 바람을 맞으며 비로봉을 오르고 다시 어의곡리로 쉬지 않고 내려온다. 늦게 하산하는 회원을 기다리는 동안 계곡에서 피로를 씻어낸다.